괄호 안

37년 험한 석수일 하시며
밤새워 기름등불 아래 쓰신
아버지의 생명 책자엔
괄호가 많습니다.

괄호 안엔 한 말씀이라도
더 깨우쳐 주시려는
간절하신 사랑의 숨결이
빼곡히 늘어 서 있습니다.

얼마나 많이 열어보셨는지
닳고 닳아
기름때로 조각나 있는
아버지의 성경

천상의 신비 감춰 놓으신
생명의 구절들을
하나하나 꺼내시어 긴 밤
괄호 안을 채우셨을 아버지

괄호 안
꼼꼼히 써 놓으신
빼곡한 성경 장절에
아버지가 사무치게
그리운 밤입니다

하염없이 흘러내리는
더운 눈물로도 달랠 길 없는
환한 그리움의 밤입니다



WRITTEN BY
zzxx77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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